All the philosophical dilemmas — 2026 10월 고3 21번 해석/풀이

"develop" 하면 대부분 '개발하다', '발전시키다'부터 떠올리죠. 그런데 이 지문에서 develop은 전혀 다른 얼굴로 나와요. 바로 사진을 현상하다라는 뜻이에요.
암실에서 인화지를 현상액에 담그면, 원래 거기 찍혀 있던 이미지가 서서히 떠오르잖아요. 없는 걸 그려 넣는 것도 아니고, 이미 완성된 걸 그냥 확인만 하는 것도 아니에요. 숨어 있던 걸 보이게 만드는 것. 이 단어 하나의 뜻을 제대로 잡으면 21번은 사실상 끝이고, 반대로 '개발하다'로 읽고 들어가면 오답 ④번 쪽으로 미끄러지기 딱 좋아요.
고3 10월 21번답게 철학자 이름(메를로퐁티)에 프랑스어 단어(révélateur)까지 등장해서 처음엔 숨이 막히는데, 뼈대는 의외로 단순해요. 먼저 전체 구조부터 잡고 들어갈게요.
지문 원문 먼저 통으로 읽기
All the philosophical dilemmas about whether translation “reflects” or instead “transforms” what’s in the original need to be swept aside. This is exactly the dichotomy that Merleau-Ponty’s account of perception is trying to free us from: are we “seeing” objects or “constituting” them? Neither, because we perceive things in a world we live in and have the power to transform: a chair is something we can go sit in; a mug is something we can pick up. One of Merleau-Ponty’s many great metaphors is that perception neither finds the world nor creates it: it reveals it, which he expresses using the term révélateur, the developing fluid for photographs in a darkroom. The act of seeing develops what’s in the world, like developing a photograph. Likewise, a translation “develops the photograph” of the original text. Translators don’t simply “recognize” what’s there, but nor are we “changing” it into anything it isn’t already, though we can be more or less aggressively interventionist in our darkroom. As a translator I take up the affordances of the original, moving through its world and constantly invited to respond in certain ways.
선택지는 이렇게 다섯 개예요.
① brings into view what already exists without inventing anything new
② invents ideologically driven values that are not grounded in the original
③ provides detailed background information of the original text to enhance reader comprehension
④ introduces a completely new interpretation that appeals to the target readers
⑤ exploits a work of art in order to convey the translator's perspectives
글쓴이는 처음부터 "반영(reflect) vs 변형(transform)"이라는 양자택일 자체를 치워 버리자고 해요. 그리고 그 자리에 세 번째 길, "드러내기(reveal) = 현상하기(develop)"를 놓습니다. 이 글은 결국 "A도 아니고 B도 아니고 C다"라는 구조 하나로 굴러가요.
- 반영 vs 변형 이분법을 치운다
- 제3의 길 = reveal
- develop은 사진 현상
문장별 구조 분석
1문장 — 낡은 질문부터 치우자
주어가 엄청 길죠. dilemmas 뒤로 about + whether절 + what절까지 줄줄이 달려서, 진짜 동사 need가 한참 뒤에야 나와요. 주어 안에 동사처럼 생긴 reflects, transforms가 끼어 있어서 그걸 본동사로 착각하기 쉬운데, 둘 다 whether절 안에 갇힌 동사예요.
같은 '~인지'라도 if는 전치사 뒤에 못 와요. 여기서 or instead는 "아니면 오히려"라는 뜻으로 두 선택지를 강하게 대비시켜요.
→ 전치사 뒤 명사절은 whether
→ 전치사 뒤 if절(×)
2문장 — 지각 이론도 똑같은 이분법과 싸운다
콜론(:) 뒤의 의문문은 앞의 dichotomy가 구체적으로 뭔지 풀어 주는 부분이에요. 번역의 "반영 vs 변형"이 지각의 "보기(seeing) vs 구성하기(constituting)"와 짝을 이뤄요. reflect ↔ seeing, transform ↔ constituting 이렇게 대응시켜 두면 뒤가 훨씬 편해져요.
the dichotomy를 앞으로 빼서 선행사로 만들면 전치사 from만 꼬리처럼 남아요. 그래서 관계절이 from으로 뚝 끝나는 거예요. from which로 바꿔 쓰는 것도 되지만, that은 전치사 바로 뒤에 못 와요(from that ×).
3문장 — 둘 다 아니다, 우리는 세계 안에 살고 있으니까
맨 앞의 Neither 한 단어가 2문장의 질문("보는 거야, 구성하는 거야?")에 대한 답이에요. 원래는 We are neither seeing nor constituting them. 정도를 확 줄인 거죠.
a world we live in and have the power to transform 부분에는 관계사가 숨어 있어요. a world (that) we live in / (that) we have the power to transform — 하나의 world가 live in의 목적어이자 transform의 목적어 역할을 동시에 해요. 의자 = 앉을 수 있는 것, 머그잔 = 집어 들 수 있는 것. 사물은 그냥 '보이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뭔가를 '하게' 해 주는 존재라는 얘기예요. 이 감각이 마지막 문장의 affordances로 이어져요.
4문장 — 지각은 찾지도 만들지도 않고, 드러낸다
지문 전체에서 가장 무게가 실린 문장이에요. finds(이미 있는 걸 발견) ↔ creates(없는 걸 만들어 냄) 둘 다 부정하고, 그 사이에 reveals를 세워요. 1문장의 reflect/transform, 2문장의 seeing/constituting과 정확히 같은 3단 구조죠.
, which ~ 는 계속적 용법이라 앞 내용 전체(지각이 세계를 드러낸다는 생각)를 받아요. "그리고 그걸 그는 ~로 표현한다"로 끊어 읽으면 자연스러워요.
neither 자체에 부정이 들어 있어서 not을 또 붙이면 이중부정이 돼요. "perception doesn’t neither find…" 같은 꼴은 틀린 문장이에요.
5문장 — 보는 행위 = 사진 현상
이 지문에는 what’s가 세 번(what’s in the original / what’s in the world / what’s there) 나와요. 전부 "이미 거기 있는 것"이라는 뜻이고, 글쓴이가 계속 밀고 가는 게 바로 이거예요. 번역도 지각도 이미 존재하는 것을 다룬다는 것. 정답 ①번의 what already exists가 이 표현을 그대로 받아요.
- what = the thing(s) which → 선행사를 품고 있어서 앞에 명사가 없어요 (develops what’s in the world)
- 선행사가 앞에 있으면 what (X) → that/which (the dichotomy that ~)
- like developing: like는 전치사라 뒤에 동명사가 와요 (like develop ×)
6문장 — 번역도 마찬가지
Likewise 하나로 지각 얘기(4~5문장)가 번역 얘기로 그대로 옮겨 와요. 밑줄 친 표현이 바로 이 따옴표 부분이에요. 앞에서 "지각이 세계를 현상한다 = 드러낸다"를 이미 정의해 놨으니, "번역이 원문을 현상한다 = 원문에 이미 있는 걸 드러낸다"로 풀면 돼요.
7문장 — 그냥 알아보는 것도, 바꾸는 것도 아니다
recognize는 1문장의 reflect, changing은 transform의 다른 말이에요. 단어만 바꿔서 "둘 다 아니다"를 한 번 더 말하는 거죠.
함정은 though절이에요. "공격적으로 개입한다"를 보고 "아, 번역가가 자기 해석을 넣는 거구나"(④⑤)로 가면 정확히 출제자가 파 놓은 구덩이예요. 이건 양보절이라 "개입의 정도에 차이는 있어도"라는 단서일 뿐이고, 본론은 여전히 "원래 없던 걸로 바꾸진 않는다"예요. 암실에서 노출을 좀 더 주든 덜 주든, 필름에 찍힌 이미지 자체는 그대로인 것처럼요.
nor 자체가 부정이라 뒤에 not을 또 쓰지 않아요. 앞 절의 don’t와 짝을 이뤄 "~도 아니고 ~도 아니다"를 만들어요.
8문장 — 원문이 열어 준 길을 따라 걷는 번역가
affordance는 3문장의 의자·머그잔 예시를 떠올리면 쉬워요. 의자는 '앉기'를, 머그잔은 '집어 들기'를 유도하죠. 원문도 마찬가지로 번역가에게 "이렇게 반응해 봐" 하고 길을 열어 줘요. 번역가가 길을 새로 내는 게 아니라 원문이 이미 깔아 둔 길을 따라 걷는 거예요.
moving은 능동(내가 움직이며), invited는 수동(내가 초대받으며) — 둘 다 주어 I에 걸리는 분사구문인데, 능동·수동이 and로 나란히 묶인 모습이 깔끔해요. 원문이 주도하고 번역가는 응답한다는 관계가 invited의 수동형에 그대로 담겨 있어요.
- 주어 I가 직접 움직임 → moving (현재분사, 능동)
- 주어 I가 초대를 받음 → invited (과거분사, 수동) / inviting으로 바꾸면 의미가 뒤집혀요
- invite + O + to V 의 수동 → be invited to respond
- whether절은 전치사 뒤 OK, if는 X
- neither A nor B 병렬
- nor 뒤 도치
- what’s = 이미 있는 것
- though절은 양보일 뿐
핵심 어휘 + 동의어
- reflect·recognize·find = 그대로 받기
- transform·change·create = 새로 만들기
- reveal·develop = 드러내기
풀이 전략 — 밑줄은 "앞에서 정의된 단어"로 푼다
함축 의미 문제에서 비유 표현이 밑줄로 나오면, 그 비유가 지문 안에서 이미 한 번 정의돼 있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이번 지문이 딱 그래요. 6문장의 “develops the photograph”를 보자마자 4~5문장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답이 적혀 있어요.
4문장에서 perception neither finds the world nor creates it: it reveals it, 5문장에서 develops what’s in the world, 7문장에서 nor are we “changing” it into anything it isn’t already. 이 세 조각을 합치면 "이미 있는 것을, 새로 지어내지 않고, 보이게 만든다"가 나오죠.
선택지 ①이 이걸 거의 그대로 옮겨 놨어요. brings into view(보이게 하다) = reveal, what already exists = what’s in the original, without inventing anything new = nor changing it into anything it isn’t already.
나머지는 이렇게 걸러져요. ②번 invents와 ④번 completely new interpretation은 7문장의 "원래 아닌 걸로 바꾸지 않는다"와 정면으로 부딪혀요. ⑤번 exploits ~ translator's perspectives는 though절의 interventionist를 과하게 키운 함정이고요. ③번 background information은 지문 어디에도 근거가 없어요. 그럴듯해 보이는 '독자 배려' 얘기를 끼워 넣은 매력적인 오답이에요.
정답은 ① brings into view what already exists without inventing anything new 입니다.
- 비유 밑줄은 앞 문장의 정의로 해독
- reveal = brings into view
- though절 과대해석 = ④⑤ 함정
현상액 한 방울만큼의 개입
정답 ①번, 핵심은 "없는 걸 만들지도, 있는 걸 베끼기만 하지도 않고, 있는 걸 드러낸다" 이 한 문장이에요.
이 관점은 영어 해석에도 그대로 들어맞아요. 단어를 하나씩 기계적으로 옮기면 'reflect'에 머물고, 감으로 내용을 지어내면 'transform'이 돼 버리죠. 좋은 해석은 문장 안에 이미 들어 있는 구조(주어·동사·수식어)를 현상액에 담그듯 하나씩 떠오르게 하는 작업이에요. 위에서 색깔로 덩어리를 나눈 것도 사실 같은 일이고요 ㅎㅎ
다음에 철학자 이름이 나오는 고난도 지문을 만나면, 이름에 겁먹기보다 "이 사람은 A도 B도 아니고 뭐라고 하지?"부터 찾아보세요. 이런 3단 구조 지문은 생각보다 자주 나와요.
- 번역 = 원문 현상
- 정답 ①
- A도 B도 아닌 C 구조 찾기
2026년 10월 고3 · 21번 · 함의 추론
이 지문, 어떻게 쓰시겠어요?